일하기 좋은 날씨입니다. 마당 웅덩이 메우고 배수로 손보려고 자갈 한 차, 강 모레 한 차 그리고 마사토 한 차 부려놓았습니다. 놀기에도 좋은 날씨네요. 영화도 보러가고 친구들도 만나고 싶지만 거리두기가 발목을 잡습니다. 책읽기에도 좋은 날씨입니다. 엊그제 도서관에서 따끈따끈한 신간 다섯 권 빌려와 조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요즘 같은 날씨만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눈부시게 화창한 봄날입니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딱 알맞은 기온에 공기는 미세먼지 하나 없고 맑으니 숨쉬기 편하네요. 요즘은 조금 건조하다 싶으면 농비가 때맞춰 내려주어 감나무 새순이 예쁘게 나옵니다. 이런 날을 기다렸다는 듯 꽃들은 한꺼번..
오픈마켓 라이브 커머스를 해보라고 주위에서 권하고 진행도 도와주겠다고 해서 덜컥 결정하고 날짜를 잡았습니다. 정보화교육을 해주신 교수님께서 쇼핑전문 호스트랑 촬영기사도 섭외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이건 말 그대로 방송을 하는 것인데 홈쇼핑에 나오는 판매자처럼 생글생글 웃으며 자연스럽게 해야 하는데 ..
수필집 <흐뭇>을 낸지 2년만에 <사소한 행복/가제>을 내게 되어, 원고를 정리하고 머리글을 쓰고 표지 뒷면에 들어갈 글도 본문에서 뽑았습니다. 이하 머리글 / 요즘 ‘흐뭇하다’는 말을 자주 씁니다. 수필집 <흐뭇>을 내고 난 뒤부터 그랬습니다. 세상살이 흐뭇한 일만 생기는 것은 아니..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1번 1악장을 글랜 굴드 연주로 들어봅니다. 바렌보임 연주로도 들어봅니다. 20세기 최고라는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등 여러 대가들의 연주도 있지만 베토벤의 피소1번 연주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이 됩니다. 하나는 글랜 굴드 연주 그리고 또 하나는 안 글랜 굴드 (바렌보임, 리히터... 등등의 ..
입틀막이라고? 오픈마켓에서 곶감을 주문한 고객이 올린 후기에 이런 표현이 보여 이게 뭐지? 요즘 유행하는 신조어인가보다 하고 넘어갔다가 무슨 말일까 자꾸 궁금해져서 결국 찾아보았다. 검색을 해보니 ‘입을 틀어막다를 줄여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놀라서 벌어진 입을 막을 정도로 벅차오를 때 쓴다’고 ..
요즘 오픈마켓에서 주문이 많이 들어온다. 네이버에 <지리산농부 귀감>이라는 스마트 스토어를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예감이 좋다. 지난 주 연휴에는 밤늦은 시간인데도 갑자기 주문이 많이 들어와 뭐지? 했는데 판매자 등급이 ‘새싹’에서 ‘파워’로 올라가 있었다. 이건 순전히 짐작이지만 스토어 등..
<사장님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곶감 선물세트를 주문하신 고객이 마침 선물 받으실 분이 생일인데 축하카드를 넣어줄 수 있느냐고 부탁해서 오케이했다. 꽃집에 개업 화분을 주문하면 붓글씨로 멋지게 축 개업~등등 태그를 달아 배달해주는 것처럼 (축하드립니다. 아무개 드림) 이라는 카드를 넣으면 되는 것..
“네~ 귀감입니다~” 요즘 전화를 받으면 처음 듣는 말이 “귀감이지요?”다. 그래서 나의 신바람나는 전화응대는 항상 “귀감입니다”다. 구정을 며칠 앞둔 대목이라 곶감 선물용 주문이 많다. 곶감은 겨울 한철 먹는 제철 과일이라는 인식 때문에 소비의 9할 이상은 겨울에 집중되고, 겨울 주문의 7할은 구정 선물..
아파트를 한 채 사야겠다. 옵션을 잘 보고 아내와 나에게 맞는 집을 사려고 한다. 도시에서 아파트 팔고 그 돈으로 지리산 골짝에 집을 짓고 이십년째 살고 있는데 지금 살고 있는 시골집을 팔아서 다시 아파트를 사려고 한다. 지난 11월 덕장에서 한창 곶감을 깎고 있는데 농사용 전기가 나갔다. 전기 나가고 감박..
“아이고~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만들 걸~ 주문은 계속 들어오는데 물건이 없어 아쉽네~” 명절 대목이라 곶감 농가들이 바쁘다. 설날까지 날짜로 꼽아보면 아직 보름이나 남았지만 올해는 예년에 비해 빨리 나간다. 이웃에 곶감 좀 깎는다는 농가 중 마감했다는 곳도 몇 집 있다. “어제는 50박스 오만원짜리 선..
“돈 주고 곶감 처음 사먹어 봐요 ㅎㅎ 매번 선물 받은 것만 먹었었는데, 이 곶감 선물 받은 후에 순삭! 하고 또 생각나서 검색해서 샀어요!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르게 맛있어요!”오픈마켓에서 내가 판매한 곶감 후기 가장 최근에 올라온 것이다. 요즘 올라오는 후기는 대부분 곶감을 맛있게 먹었다는 내용이거..
“올 봄에는 꼭 꽃이 피어야 할텐데...” 아내가 데크 양지바른 곳에 내어놓았던 화분을 들이며 중얼거린다. 아내는 요즘 몇 년 전 구입한 긴기아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긴기아난은 그해 봄 우리에게 가슴 설레는 달콤한 향기를 선사한 뒤로 한 번도 꽃을 피우지 못했다. 이런 종류의 식물은 원래 월동처리가 되어야..
한동안 꼬리를 감추고 사라졌던 꼬리가 짠하고 나타나더니 어느 날 또 다시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었다. 2차 신혼여행을 갔을 거라는 판단에 다시 돌아올 거라는 믿음은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요즘 날씨가 워낙 추워서 은근히 걱정도 되었다.(이 녀석아~ 이 추위에 도대체 잠은 어디서 자냐? 그래 밥은 먹고 다니냐?) ..
올해 곶감은 크기로 기록을 세우네요. 고종시 곶감 포장하면서 처음 보는 크기에 놀라 “세상에 이럴 수가~”했는데 오늘은 하우스에서 대봉 곶감을 첫 햇볕샤워 시키다 뒤로 넘어갔습니다. 대봉곶감 크기를 말할 때 보통 80그람 내외는 대자로 치고 90그람부터는 왕특으로 분류하는데, 오늘 왕특을 비웃는 엄청 큰 ..
고양이가 사라졌다. 매일 밥 달라고 보채던 고양이 세 마리 중 한 마리가 사라졌다. 언제부턴가 제 이름처럼 꼬리를 감추었다. 꼬리는 서리의 꼬리를 잡고 늦게 왔다고 해서 붙여준 이름인데 이름처럼 사라지니 묘(猫)하다. 요즘 날씨가 보통 추운 게 아닌데 도대체 어디서 무얼하고 있을까? 하는 걱정은 차라리 사..
또 한 해가 간다. 예전엔 가면 가는구나...오면 오는구나... 했는데 요즘은 매년 느낌이 다르다. 우습지만 가는 해를 말리고 싶다. 그래도 가겠다면 붙들고 늘어져 볼까? 새해가 시작되려면 동지가 지나야 하고 크리스마스도 지나야 하지만(그리고 무엇보다 눈이 내려야 하지만) 곶감 농가의 새해는 이것저것 기다릴 ..
550년 전 김종직이 올랐던 지리산 등산길이 일부 개방된다고 한다. 함양 군수였던 김종직 일행이 올랐던 지리산 등산길은 그가 남긴 <유두류록>에 자세히 나와 있다. 십수년 전부터 지리산을 사랑하는 산꾼들이 <유두류록> 탐구팀을 만들어 기록에 등장하는 길과 지명을 되찾기 위해 꾸준히 답사를 한 결..
지난 주 목요일에는 혼자서 쉬엄쉬엄 곶감을 깎았다. 큰비가 온다고 해서 그 날 하루는 놉을 쓰지 않고 전날 깎다 남은 감을 되는대로 깎고 있는데 매번 빗나가던 구라청 예보가 이번에는 적중해서 어마어마하게 큰 비가 쏟아졌다. 11월에 내린 비로는 113년 만에 가장 큰 비였다는데 비만 쏟아진 게 아니라 벼락까지..
자리댁 친정 아버지 당숙모가 절터댁 남편 6촌 형수라고 한다. 그러면 자리댁과 절터댁의 관계는? 곶감 작업 8일차, 꼭두새벽부터 자리댁을 태우고 절터댁을 픽업하러 엄천강변을 달리는데 자리댁이 어제 밤늦게 절터댁과 통화하고 화해했다고 한다. “따지고 보면 지캉 내캉은 남도 아닌기라~ 우리 친정 아버지 당..